잠실 돔구장 3만 석 (규모 논란, 타이베이돔 비교, 좌석 증설)

서울시가 지난 11일 잠실 돔구장 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3만 석 규모라는 소식에 저도 처음엔 '드디어 국내 최대 규모 야구장이 생기는구나' 싶었는데, 기사를 읽다 보니 생각이 복잡해지더군요. 주변 야구 팬들 반응을 보니 오히려 "이게 뭐냐"는 목소리가 더 많았습니다. 2032년 완공 예정인 이 야구장이 과연 한국 야구의 미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국내 최대 규모지만 부족하다는 목소리

잠실 돔구장은 스카이박스, 이벤트석, 호텔, 카페 등을 갖춘 3만 석 규모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현재 KBO리그 1군 야구장 중 가장 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만 4,000석)보다 6,000석이나 많습니다. 수치만 보면 분명 큰 규모인데, 왜 팬들은 불만을 쏟아내는 걸까요?

제가 직접 잠실에서 야구를 본 경험을 떠올려보면 답이 나옵니다. 지난해 LG 트윈스 홈경기 72경기 중 무려 42경기가 매진이었습니다. 두산 베어스도 9위로 처진 부진한 성적에도 130만 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죠. 좌석 점유율(occupancy rate)이란 전체 좌석 중 실제로 판매된 좌석의 비율을 뜻하는데, LG는 90.2%, 두산도 82.3%를 기록했습니다. 쉽게 말해 경기장이 거의 항상 꽉 찬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잠실을 찾은 총관객 284만 4,226명을 3만 석 규모로 계산하면 점유율이 65.8%나 나옵니다. 하지만 이건 '예매에 실패해 발길을 돌린 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실제로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포기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게 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타이베이돔은 4만 석, 도쿄돔은 4만 3,500석

주변 국가와 비교하면 3만 석이라는 규모가 얼마나 아쉬운지 더 명확해집니다. 일본 도쿄돔은 야구 경기 기준 4만 3,500명을 수용합니다. 2023년 개장한 대만 타이베이돔도 야구 경기 시 4만 명을 받을 수 있죠.

물론 도쿄는 경제 규모나 도시권 인구를 생각하면 잠실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베이는 다릅니다. 타이베이 도시권 인구는 약 700만 명으로, 서울시 930만 명(2026년 2월 기준)보다 적습니다. 경기도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지죠. 그런데도 타이베이돔은 4만 석 규모입니다.

제 생각엔 이 비교가 가장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인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작은 도시가 더 큰 야구장을 지었다는 건, 우리가 미래 수요를 너무 보수적으로 예측했다는 방증 아닐까요? 특히 2026 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야구 열기가 더 뜨거워진 상황을 보면 말입니다.

실제 좌석은 더 줄어들 가능성

더 큰 문제는 '계획상 3만 석'이라는 점입니다. 실제 설계와 공사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좌석 수가 줄어드는 경우가 흔합니다. 고척스카이돔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처음 계획 당시 2만 석으로 예상했던 고척스카이돔은 약 1만 8,000석으로 개장했고, 이후 시설 개선을 위해 1만 6,000석까지 줄었습니다.

설계 변경(design modification)이란 건축 과정에서 안전, 편의성, 법규 등의 이유로 초기 계획을 수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처음 그린 그림대로 짓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는 겁니다. 잠실 돔구장도 착공 후 이런 과정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2만 8,000석, 심지어 2만 6,000석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솔직히 저도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됩니다. 지금도 부족한데 실제로는 더 적어질 가능성까지 있다니, 6년 뒤 개장했을 때 또다시 "좌석이 모자라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게 뻔합니다.

잠실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잠실야구장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닙니다. 1982년 개장 이후 40년 넘게 한국 야구의 중심이었고, 수많은 명장면이 탄생한 곳입니다. LG와 두산이 함께 써온 홈구장이자, 한국시리즈 최다 개최 장소이기도 하죠. 시설이 노후화되고 위험해져서 철거가 불가피했지만, 그만큼 새로 지어질 돔구장에 거는 기대도 컸습니다.

그런데 3만 석이라는 규모는 이런 상징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보기엔 최소 4만 석은 되어야 잠실이라는 이름값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32년 완공 후 WBC 예선이나 국제 경기, MLB 서울 시리즈 같은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려면 넉넉한 수용 인원이 필수적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스포츠 시설은 향후 20~30년간 수요를 고려해 설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현재 추세만 봐도 KBO리그 인기는 계속 상승 중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야구장이 '힙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중 구성도 다양해지고 있죠.

SNS와 커뮤니티에선 이런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1. "3만 석을 누구 코에 붙이냐. 지금도 티켓팅 전쟁인데"
  2. "차라리 컨벤션센터 빼고 관중석 늘려라"
  3. "서울 공화국인 주제에 3만 석이 말이 되나"
  4. "예매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답답하다"

일부는 "컨벤션 시설 같은 건 다른 곳에 짓고, 야구장은 순수하게 관중석 확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실제로 저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총사업비 3조 3,000억 원 중 상당 부분이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에 투입된다면, 정작 야구장은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정리하면, 잠실 돔구장 3만 석 계획은 현재 기준으론 국내 최대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부족합니다. 인근 국가 사례와 비교해도 아쉽고, 설계 변경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우려는 더 커집니다. 지금이라도 좌석 규모를 재검토해서 최소 3만 5,000석 이상, 가능하다면 4만 석 규모로 확대하는 게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야구 팬으로서, 그리고 서울 시민으로서 이 부분만큼은 꼭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참고: https://www.sportal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505290955304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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