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르난데스 개막 선발 (시범경기, 무실점, 외국인투수)

솔직히 저는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선발을 발표했을 때 조금 걱정했습니다. 지난 시즌 코드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워낙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새로 영입한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1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5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시범경기 5이닝 무실점, 기대 이상의 피칭

에르난데스는 이날 총 7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의 투구 레퍼토리(Repertoire)입니다. 투구 레퍼토리란 투수가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의 조합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투수가 타자를 상대할 때 쓸 수 있는 무기의 종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에르난데스는 최고 155km/h의 직구를 중심으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습니다.

제가 직접 경기를 지켜보면서 인상 깊었던 건, 단순히 빠른 공만 던지는 게 아니라 타자의 타이밍을 교묘하게 빼앗는 배구였다는 점입니다. 1회초 선두 박찬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을 때는 조금 흔들리나 싶었는데, 이후 정수빈과 카메론, 양의지를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깔끔하게 넘겼습니다. 2회초에는 박지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고 보크까지 범하면서 순간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김주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침착함을 되찾았습니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정수빈과 양의지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대부분의 타자를 뜬공과 땅볼로 처리하면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 특히 5회초에는 김주오, 이유찬, 박찬호를 연속으로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정도면 개막전 선발로 충분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스프링캠프부터 이어진 무실점 행진

에르난데스의 호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2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 한화는 0-18로 참담하게 무너졌는데, 그날 선발로 나선 에르난데스만은 2이닝 동안 무사사구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냈습니다. 팀이 대패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3월 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는 3이닝 동안 1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10일 자체 청백전에서도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습니다. 제가 주목한 건 구속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152km/h였던 최고 구속이 153km/h를 거쳐 이날 155km/h까지 올라왔거든요. 이는 에르난데스가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출처: KBO리그).

  1. 2월 22일 vs 지바롯데: 2이닝 무실점
  2. 3월 1일 vs KIA: 3이닝 무실점
  3. 3월 10일 청백전: 3이닝 무실점
  4. 3월 16일 vs 두산: 5이닝 무실점

이렇게 실전 등판마다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는 에르난데스를 보면서, 저는 그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개막전 선발 가능성과 로테이션 계산

한화 이글스는 오는 28일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릅니다. 16일 등판한 에르난데스가 5일 휴식 후 22일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면, 28일 개막전에 정확히 일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는 야구에서 말하는 로테이션(Rotation), 즉 선발 투수들의 등판 순환 체계를 고려한 계산입니다. 로테이션이란 선발 투수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돌아가며 경기에 나서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보통 5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제가 한화 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부분 에르난데스의 개막전 선발을 기대하고 있더군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오웬 화이트가 선발로 나설 줄 알았는데, 에르난데스의 시범경기 퍼포먼스를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그가 보여준 제구력(Control)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구력이란 투수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공을 던지는 능력을 말하는데, 에르난데스는 73개의 공 중 단 1개의 볼넷만 내주면서 뛰어난 제구력을 입증했습니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릅니다. 시범경기에서는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지만, 정규시즌에서는 승부욕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에르난데스가 보여준 침착함과 구위(球威), 즉 공의 위력과 회전력을 고려하면 정규시즌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봅니다.

폰세-와이스 듀오를 넘어설 수 있을까

한화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이겁니다. 지난 시즌 폰세와 와이스가 워낙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새 외국인 투수들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실패한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저도 솔직히 이 부분이 걱정됐습니다. 폰세는 지난 시즌 방어율 2점대를 기록하며 한화의 선발진을 책임졌고, 와이스는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후반 맹활약을 펼쳤거든요.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에르난데스와 화이트에게 폰세-와이스 수준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일 수 있지만, '준수한 수준'만 보여줘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시즌 방어율 3점대 중후반을 유지하면서 더블 디짓 승수(Double Digit Wins), 즉 10승 이상을 기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몫을 한 거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더블 디짓 승수란 한 시즌에 10승 이상을 거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선발 투수로서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는 증거입니다.

실제로 KBO리그를 거쳐 다시 MLB로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외국인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리그는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훌륭한 재기의 무대가 되고 있거든요. 팀에서 선발 출장을 보장해주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리그입니다. 에르난데스도 충분히 KBO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다시 MLB로 돌아갈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총액 100만 달러에 에르난데스를 영입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수 연봉으로는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가성비 좋은 영입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시범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에르난데스가 단순히 구속만 빠른 투수가 아니라 타자를 읽고 배구를 구사할 줄 아는 '영리한 투수'라는 점입니다. 이런 유형의 투수들은 시즌 초반 부진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적응하고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르난데스의 개막전 선발 가능성은 이제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제가 28일 홈 개막전에서 그의 첫 정규시즌 등판을 직접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고, 첫 등판에서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큼은 분명 믿을 만합니다. 한화 팬들도 너무 과도한 기대보다는 '잘하면 좋고, 준수하게만 해줘도 고맙다'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에르난데스가 이번 시즌 한화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기대됩니다.

--- 참고: https://www.osen.co.kr/article/G111276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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